시민사회단체사이에서 연명을 받고 있습니다. 이 게시판에서도 활발한 토론이 되면
좋겠습니다.
Statement to Asian Regional Conference for WSIS
이 문서는 WSIS 아시아 지역회의에 제출하는 한국의 시민사회단체들의
입장이다.
1. 정보사회의 비젼
정보사회는 인권, 평화, 사회 정의, 인간 개발, 그리고 지속 가능성에 기반한
사회이어야 한다.
2. 원칙(Guiding Principles)
○ 인권의 보장과 사회적 약자의 보호
인권의 보장은 정보 사회의 기본 원칙 중의 하나가 되어야 한다. 특히, 정보화
과정에서 새로운 인권 침해의 우려가 나타나고 있기 때문에, 정보사회에서
보장되어야 할 인권을 규정하고, 현재 정보화 과정이 이러한 인권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검토될 필요가 있다. 또한, 여성, 어린이, 장애인,
이주노동자 등 사회적 약자의 권리를 옹호하기 위한 특별한 조치가 필요하다.
○ 정보사회의 지식, 정보, 문화에 대한 이해
정보사회에서 지식, 정보, 문화는 '정보 상품'으로 협소하게 이해되어서는
안되며, 인간 개발과 공동체의 문화적 발전이라는 관점으로 인식되어야 한다.
또한, 정보화라는 사회 변화가 지식의 생산, 유통 및 향유에 미치는 영향이
고려되어야 하며, 이런 맥락에서 지적재산권 체제의 사회적 역할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
○ 민주적 거버넌스
정보사회의 거버넌스는 투명하고, 민주적이어야 하며, 모든 사회 구성원의
참여에 기반하여 정책 결정이 이루어져야 한다. 민주적 거버넌스를 보장하기
위한 제도 및 ICT가 이에 어떻게 기여할 수 있는지 고려되어야 한다.
○ 지구적 협력
정보 사회의 국제적인 질서는 일방주의, 군사주의, 그리고 자국의 경제적
이해관계에 종속되어서는 안되며, 각 국의 공정한 협력 관계를 기반으로
만들어져야 한다. 또한, 개발도상국의 개발이 선진국의 이해보다 우선적으로
고려되어야 할 뿐만 아니라, 선진국의 개발도상국에 대한 기술적, 재정적
지원이 확대되어야 한다.
○ 우리는 정보통신기술이 인권과 민주주의의 확장에 긍정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 가능성과 함께, 현재 진행되고 있는 정보화 과정이 이러한 가치에 미치는
실제 영향에 대해서 인식, 평가해야 한다. 또한, 정보화란 단순히
정보통신기술의 도입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진정으로 '소통의 진전'과
'인권의 신장', 그리고 '민주주의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방향으로 시스템이
변화되는 것을 의미한다.
3. 의제(Themes)
○ 정보 격차(digital divides)의 해소 및 공공 접근권(Public Access)의 보장
정보 격차의 해소는 정보사회의 중요한 과제이다. 하지만, '정보 격차'가
협소하게 이해되어서는 안 된다. 이는 남북간의 정보 격차뿐만이 아니라, 한
사회내의 성적, 신체적, 지역적, 경제적, 사회적, 정치적, 문화적 차별에 의한
정보격차를 포함해야 한다.
'정보 격차'의 해소가 단지 '네트워크에 대한 평등한 접근'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그것은 정보에 대한 실질적인 평등한 접근으로서, 인프라에 대한 접근,
그것을 활용할 수 있는 기술적, 지적 능력의 함양, 기반 소프트웨어에 대한 접근,
컨텐츠에 대한 접근 및 공동체가 원하는 컨텐츠의 생산 등을 모두 포함한다.
이러한 맥락에서 인프라의 부재나 높은 가격, 교육 여건의 부족, 공공정보 공개
제도의 부재, 저작권 등에 의한 기반 소프트웨어 및 컨텐츠에 대한 접근 제한,
모든 형태의 사회적 차별, 경제적 조건을 악화시키는 경제 구조, 미디어의 소유권
및 통제 등이 모두 정보 격차를 초래하는 원인으로, 평등한 정보접근과
커뮤니케이션을 위한 장애로서 인식되어야 한다.
○ 표현의 자유
표현의 자유는 중요한 기본권의 하나이다. 특히, 디지털 네트워크의 발전은
개인이나 소외된 집단의 미디어에 대한 접근을 용이하게 함으로써, 표현의 폭을
확대시킬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즉, 정보사회의 표현의 자유권은 기존의
언론, 출판의 자유보다 확대된 개념이다. 또한, 디지털 네트워크는 쌍방
소통적이며, 이용자의 자발성이 많이 요구되는 등, 기존의
전통적인 미디어와는 다른 특성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과거의 규제 모델을
디지털 네트워크라는 새로운 매체에 그대로 적용하는 것은 많은 한계를 가지고
있다. 특히, 표현의 주체가 (잠재적인) 모든 이용자라는 점에서 디지털
네트워크의 규제가 개인의 권리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또한, 표현 방식의 다양성, 불평등한 사회구조 등을 고려할 때, 타인에 대한
실질적 위해 문제와 별개로, 익명성 역시 권리로서 인정되어야 한다. 또한,
기본권에 대한 규제는 엄격한 사법적 판단이 전제되어야 하며, 행정부의 자의적
검열을 폐지되어야 한다. 또한, 국가 기관의 검열 뿐만 아니라, ISP 등
사기업에 의한 검열이 표현의 자유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역시 검토되어야
한다.
○ 프라이버시
프라이버시권은 정보화에 의해 가장 크게 위협받고 있는 기본권의 하나이다.
'감시' 기술의 발전과 데이터베이스의 증가는 사람들의 삶을 일상적 감시
체계에 노출시킨다. 특히, 정보 사회의 감시는 효율성, 범죄 예방 등 어떠한
명분을 갖고 도입될 뿐더러, 감시자 자체가 드러나지 않기 때문에, 이를
인식하기 쉽지 않다.
현재 사회에 도입되고 있는 정보통신 기술이 프라이버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 광범하게 검토될 필요가 있으며, 향후에 도입될 기술에 대해서도 도입
이전에 충분한 영향 평가가 이루어져야 한다. 또한, 국가적으로 프라이버시 침해
상황을 감시하고, 이를 규제할 법, 제도적 장치가 마련되어야 한다.
작업장 내에 도입되고 있는 감시 기술, 네트워크 보안을 명분으로 한 이용자
감시, 국가 안보를 명분으로 한 감시 시스템, 기업들의 소비자 데이터베이스
구축, 정부의 국민 정보 데이터베이스 구축과 전자신분증의 발급, 특히 생체
정보의 데이터베이스화와 인식 기술의 발전 등이 노동자와 시민들의
프라이버시에 영향을 미치는 심각성이 인식되어야 한다.
효율성, 범죄 예방 등의 명분이 프라이버시를 침해하는 근거가 되어서는
안되며, 프라이버시를 침해하지 않는 (전통적인 방법을 포함한) 다른 수단들로
대체되어야 한다.
○ 정보사회의 지식, 정보, 문화에 대한 이해 그리고 지적재산권
ICT 기술의 발전, 특히 디지털 네트워크의 발전은 지식과 정보의 생산, 유통,
소비의 방식에 근본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예를 들어, 디지털화된 정보의
융합, 변형의 용이함은 창작의 의미와 환경을 근본적으로 바꾸고 있으며,
디지털 네트워크와 컴퓨터의 발전은 지식과 문화의 수용 환경을 변화시키고
있다. 이러한 환경의 변화가, 한편으로는 생산자와 이용자의 균형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다른 한편으로는 전통적인 저작권 체제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검토되어야 한다. 더불어, 저작권을 보호하기 위한 규제가 이용자의
기본권에 미치는 영향도 고려되어야 한다.
세계적인 지적재산권 체제(IP regime)의 통일화 작업이 지식, 문화의 다양성(그
생산으로부터 향유에 이르는)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검토되어야 한다.
또한, 현재의 지적재산권 체제가, 특히 개도국의 개발 및 공동체의 발전, 공공
건강 등 사회 복리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검토되어야 한다.
지식 공유지(Public Domain)의 확장은 정보 격차를 해소하기 위한 중요한
수단이며, 다양한 창조성의 발현을 위한 원천일 뿐만 아니라, 상호 협력적인
사회 관계 구축에 기여하는 기반이기도 하다. 이를 위해 오픈소스 소프트웨어의
사용과 오픈 컨텐츠의 활성화를 위한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
○ 전자 정부(e-government)와 민주적 거버넌스
정보사회의 거버넌스는 정부의 일방적인 정책 제시, 혹은 형식적인
의사수렴구조가 아니라, 모든 사회 구성원이 실질적으로 정책에 참여할 수
있도록 보장하여야 한다.
정책 결정 과정의 투명성을 보장하기 위하여, 국가 안보 등 보안이 요구되는
최소한의 정보를 제외한 모든 국가 정보, 공공 정보는 공개됨을 원칙으로
하여야 한다.
정책 결정 과정의 민주성을 보장하기 위하여, 정책의 입안 단계에서부터 참여를
원하는 모든 사람이 참여할 수 있는 열린 구조를 가져야 한다. 권력이 독점되지
않도록 가능한 한 정책 결정의 단위가 분산되고, 해당 공동체의 자율성이
보장되어야 한다. 다만, 시장의 실패, 인권의 보호, 공공성의 보장을 위해 정부의
직접적인 개입이 필요하다.
전자정부(e-government)의 구축의 목적은 효율성보다는 민주적 거버넌스의
실현이라는 가치를 우위에 두어야 한다.
○ 정보화와 교육
교육 정보화는 교육 과정에 ICT 기술을 이용하는 것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교육
내용, 교육 과정 자체에 정보 사회의 가치가 실현되는 것을 포함한다.
Endorsement :
